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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민정책의 핫 이슈는 두 가지다. 하나는 단연‘턱없이 높은 영어 점수’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7월4일부터 적용된‘어처구니 없는 투자이민정책’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영어 점수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이루어지길 희망했지만 필자가 보기에 적어도 현재까지는 총선의 화두가 되지 못하고 있다. 영어시험은커녕 이민정책 자체가 화두가 되지 못했다.
교민의 살림살이는 날이 갈수록 피폐해 가고 아시안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죽는 소리를 하지만 정작 이번 총선에서 이민 문제를 뜨거운 감자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끼리만 죽겠다고 아우성쳤던 것이다.
이에 반해 각종 수당 및 감세정책, NCEA, 학생융자금 등이 당연히 뜨거운 감자가 됐고 헬렌 클락 총리의‘럭비게임 관람을 위한 고속질주’와 돈 브래시의‘이라크 파병 지지발언’이 연일 뉴질랜드의 뉴스를 도배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상황이 노동당으로 하여금 3선을 확신하게 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 3-4주 전부터 줄곧 처져 있던 국민당이 간발의 차이지만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을 앞섰다. 정부를 갈아보고 싶은 세력에게 더 없이 좋은 징조였다.
그러나 학생융자에 대한 보다 과감한 노동당의 정책 발표가 있던 몇 주전부터 상태는 다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것이 기회인 듯 하다.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선거권자 한 표 한 표가 더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국민당 당수의 왕가누이 연설은 아시안 커뮤니티가 귀 기울여 듣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박수를 보낼 것은 박수를 보내어 그들이 우리의 이익을 대변해 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난 9일 국민당의 돈 브래시 당수는 왕가누이에서 이민에 관한 국민당의 견해를 발표했다.
브래시 당수가 노동당의 현실적이지 못한 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한 부분은 동의하고 싶다. 그러나 국민당은 노동당을 비판하면서도 이민에 반대하는 뉴질랜드 국민의 표를 고려하다 보니 아시안들의 전적인 지지를 받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도 저도 아닌 일종의 회색노선이 된 셈이다.
우선, 투자이민에 IELTS 영어조항을 없앤 것에 대해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투자 이민자들에 대해 영어점수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고 이웃나라에 경쟁적이지도 못하다.
노동당의 태동이 부자에게 세금 거두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어서 그런지 난민에 대해 참으로 관대했고 난민에 딸린 부양 가족을 초청하여 영주권 주는 데에도 참으로 관대했다. 난민을 연 7백50명으로 제한해 절세하고자 하는 국민당의 안에도 동의한다.
신기술 이민자에 대해 지나치게 학력을 강조해 취업의 문을 닫았던 노동당의 입장을 비판하고 단순한 학위나 전공보다는 신축적으로 경력부분을 더 많이 인정해 주겠다는 국민당의 인식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영주권은 이민부에서, 시민권은 내무부에서 취급하던 것을 이민부에서 통합하여 취급하겠다는 것도 현실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민당은 영주권 유예 기간을 4년으로 연장했다.
최종 영주권을 주기 위해 4년 동안 Good Conduct의 기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영주권을 얻게 될지 다시 돌아가게 될지 모르는 기간을 4년이나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심사 기간을 포함한다면 5년이 넘는 기간을‘임시 살이’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름아닌 탁상행정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러한 정치적 결정을 하기 전에 정치인들은 자기 스스로 그러한 상황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런 처지를 경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뉴질랜드 현지에서 3~4년을 소비하고 결국엔 집도 절도 없는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장기사업비자 가정의 애환에 대해 한번쯤은 선입견 없이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한다.
정치인은 중용이 중요하다. 한쪽의 입장을 지나치게 듣는 우를 경계해야 한다. 그 동안 이민 법규를 교묘히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어왔다. 부인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반성도 한다. 그러나 소수를 전체로 해석해 집안의 모든 문을 단단한 자물쇠로 잠그면 나라를 그르칠 수 있다.
법으로 모든 것을 골라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최대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그 그물을 촘촘히 만들어 갈 때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이며 다민족이 잘 어우러지는 나라로 성장하는 것이다.
새로이 이민 와서 뉴질랜드의 성장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이민자들을 싸그리‘4년짜리 수용소’에 집어 넣었다가 모범수만 석방해 골라 쓰려는 국민당의 유아적 발상에는 철퇴를 가하고 싶다.
그것은 언제 떠나게 될지 몰라서 수저 하나 제대로 된 것을 사지 못하는‘임시살이’의 애환을 털끝만큼도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NZ Times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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