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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 제1당 피터스 노동당 연정 참여 …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로 나타나
▲아시안 이민에 우호적인 미래연합당이 연립정부에 포함되긴 했지만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이민부 AK 시티 사무소 전경>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났다. 아시안 이민자에 대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뉴질랜드 제1당 윈스턴 피터스 당수가 노동당의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 외무부 장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 이로 인해 설마설마하던 한국인을 포함한 많은 아시안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현행 이민법을 입안하고 확정시켰던 리안 달지엘 전 이민부 장관이 상무부 장관으로 화려한 컴백을 했다. 어떤 형태로든 현행 이민법에 관한 영향력이 행사되리라고 예측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뉴질랜드의 한인사회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3회에 걸쳐 이민법, 유학 및 관광, 교민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대안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헬렌 클락은‘수학 박사?’=노동당 3기 집권의 핵심 인물은 예상했던대로 뉴질랜드 제1당 윈스턴 피터스였다. 이로써 피터스는 국민당 정부에서 부총리겸 재무부 장관, 노동당 정부에서 외무부 장관 자리를 차지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게 됐다.
그러나 정치 9단 헬렌 클락은 역시 노련했다. 노동당의 철저한 우군인 녹색당을 과감히 배제하고 제1당, 미래연합당을 끌어들여 정부 구성을 완료한 것. 헬렌 클락은 제1당이 연립정부에 들어오면 녹색당이 이를 거부하고, 녹색당이 들어오면 미래연합당이 거부하는 복잡한 판도에서 과감히 녹색당 카드를 포기함으로써 논란의 소지를 잠재워 버렸다.
여기에는 헬렌 클락의 고도의 수학적 정치적 계산이 한몫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노동당이 녹색당을 내쳐도 녹색당은 뾰족히 갈 곳이 없다는게 바로 그것이다. 국민당과 녹색당은 정치적 이념이나 노선이 너무도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녹색당은 어쩔 수 없이 노동당에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는 절묘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아시안 이민자들에게는 매우 불행한 사태로 다가오고 있다.
▲이민법 제 목소리 내기 어려운 미래연합당=총선이 한창 무르익을 때만 해도 미래연합당은 행동당과 함께 아시안 이민자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정당이었다. 심지어 2021년까지 아시안의 인구가 현재의 7%에서 15%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아시안 이민을 적극 환영하며 이들이 뉴질랜드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노동당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한 지금도 이 같은 미래연합당의 정강정책은 유효할까. 일단은 유효하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한국과 달리 뉴질랜드에서는 선거때 내건 공약이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섣불리 이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립정부에서 미래연합당은 수시로 이민법 완화 내지는 개정을 요구할 개연성은 높다. 문제는 그 목소리가 제대로 먹혀 들어갈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두 말할 나위없이 윈스턴 피터스의 뉴질랜드 제1당 때문이다. 현재의 이민법은 노동당이나 제1당 사이에 별다른 간극이 없는 편이다.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서로 공통분모를 갖게된 점이 눈에 띌 정도이다.
더욱이 이에 반발하여 미래연합당(3석)이 연립정부에서 뛰쳐 나간다 해도 든든한 백업(Back Up) 정당인 녹색당(6석)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제1당 만큼은 꼭 지키고 잘 챙겨야 한다. 만약 노동당이 비위를 거슬려 제1당이 뛰쳐 나간다면 이는 곧 연립정부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제1당은‘절대 아니다’고 부인하고는 있지만 이민에 관한한 앞으로의 주도권은 제1당이 쥐락펴락 할 것이 거의 틀림없다. 게다가 피터스의 정치기반과 이념이‘반이민’이라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어쩌면 지금보다도 오히려 이민문호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점칠 수 있다.
▲이민법 개정 대안은 없는가=매우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이민법 완화를 위한 개정 가능성은 현행 이민법에 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지금보다 이민법이 더 나빠질 요인이 별로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지 조각조각 변칙 개정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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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소 과장이 되긴 했지만 개국 이래 최대 호황이라는 뉴질랜드 경제가 점차 한풀씩 꺾여 나가면 노동당 정부 역시 이를 만회할 대안을 찾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 대안은 두 말할 여지없이 자금력이 풍부한 아시안 이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때 공개적으로 이민법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더욱 적확한 표현은 피터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금씩 조금씩 변형된 이민문호개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 같은 예측은 일종의‘희망사항’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미 경제 호황의 단맛과 아시안의 돈맛을 본 뉴질랜드 국민들의 요구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민문호개방 불과 10여년만에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한 키위들이 과거로 회귀하려고 하지 않을 것은 너무도 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 천하의 피터스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국민들을 도탄에 빠뜨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연립정부 과연 얼마나 갈까=또 한가지 변수는 과연 노동당 연립정부가 3년간을 버틸 수 있겠느냐 하는 부분이다.
출범한 지 불과 1주일도 안되는 노동당 정권에게는 너무 가혹한 예측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적과의 불안한 동거는 너무나 변수가 많다. 이질적인 3개 집단이 일단 한데 뭉치긴 했지만 앞으로 갈 길은 너무나 험난하다.
노동당은 국민 눈치 봐야 되고, 연립 정당 눈치 보느라 세월을 다 보낼 수밖에 없다. 이는 필연적으로 경제와 맞물려 어려움을 한층 더 가중시킬 것이다.
게다가 이들 3개 정당은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국민들과의 약속을 상당 부분 어김으로써 자기 정당의 정체성에 결정적인 흠집을 내게 됐다. 다음 선거에서는 아마도 이 부분 때문에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노동당 부근에만 맴돌다 연립정부의 어용정당으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를 녹색당이 가장 문제다. 그래서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하고 생존을 위해 독자노선을 모색할 경우 연립정부의 수명을 크게 단축시킬 가능성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과 같은 형국이라면 과연 다음 총선에서 녹색당이 원내에 진출할 수 있을지 여러모로 의문이 될 정도이다.
결국 국민당은 느긋하게 세월만 기다릴 것이다. 게다가 큰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아시안들이 뉴질랜드 정치에 조금씩 눈을 떠가는 것도 노동당 연립정부의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런 아시안 표를 의식한다면 노동당은 어떤 결정적인 시기에 아시안을 아우를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바로 그것은‘이민 완화’라는 카드 이외에는 백약이 무효가 될 것임은 물론이다.
뉴질랜드 타임즈 취재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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